몸은 떠나도 마음은 아산과 함께

1995년 6월 24일, 장소 시청 시장실

대담: 신홍철, 정리: 김효태 기자

6월 27일 실시될 선거 열풍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만기가 되어 가는 시장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끝까지 여념이 없는 차주영 아산시장을 만나 2시간 여 동안 아산발전을 위한 격의 없는 대회를 들었다.

질: 주말 오후에 가정생활도 하고 휴식도 취해야 할 텐데 이렇게 찾아서 죄송합니다. 오늘 이 자리의 취지를 말씀드리면 시장님께서 그동안 시정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부분과 아쉬운 점, 그리고 주민에 진정으로 바라는 사항이 있으면 아산발전의 충고로 알고 실천을 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답: 그래요. 지역신문이 그런 애착이 있어야 돼요. 우리 천천히 얘기 합시다.

질: 시장님께서 초대 아산시장으로 재임하면서소감과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답: 내가 평생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 지역의 전체 행정을 맡은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예요. 그래서 평소에 시민들에게 강조를 했듯이 공직생활을 통해 평생 축적한 지식과 경험 개인적 인격까지도 이 지역을 위해서 봉사하겠다고요.

그래서 이 지역에 남보다 더 한 애정을 갖게 되었고, 모든 일을 처리하는데 사심 없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어떻게 문제를 처리해야 아산의 미래에 대비하는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나의 정열을 쏟았어요.

이 온양 아산땅은 고향이나 다름없이 애정이 가요. 떠나더라도 이 지역에 도움이 되도록 일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아산시 통합 후 여러 제반 여건이 미래 대비행정수준이 못되고 행정과 시민 간에 공동체 의식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초대시장을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아산시의 새 역사를 출발시켰고, 지역의 미래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짧은 시간에 아산과 온양의 대립하는 감정을 해소해 일치된 마음을 갖게 했다고 봐요.

또 다가오는 지방자치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치능력이 중요해요. 지역 내의 돈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기업체 들이 지역에 연고의식을 갖게 하려고 노력한 결과가 상공회의소의 설립추진이었어요. 천안시 상공회의소가 아닌 아산시에 상공회의소를 설립하면 지역 내 기업문제에 지역민이 동참하게 되지요.

두 번째는 시 발전 20년 계획과 5년 마다 수정되는 도시계획 등을 지역을 경영하는 차원에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상과 현실의 조화로운 틀을 마련하는데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신경 썼어요. 지난 수능시험 때는 과일을 사들고 학교를 방문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시작만 해놓고 매듭짓지 못하고 가서 아쉬워요.

질: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가장 고민하셨던 문제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시죠?

답: 이 지역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 중에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셨던 문제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시죠?

답: 이 지역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 중에 밤잠을 설치며 고민해 본분이 몇분 안될거예요. 나는 그 몇 안되는 잠을 설친 사람 중에 하나죠. 시청사 건축에 관련된 일을 처리할 때 만큼 어려웠던 적이 없었던것 같아요.

난 향후 50년 후를 생각하며 계획했어요. 시의 발전상이라든지 공무원 증가추세 등을 감안할 때 그 정도 규모는 돼야 한다고 했어요.

허나 시의원을 비롯해 많은 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그 결정이 나의 과욕인지 정말 잘하고 있는 건지 이 지역을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후회없는 것인지 참 고민이 많았지요. 그런데 지금 결론은 참 잘했다는 거예요. 통합 후 230개 자치단체 중 제 집이 없는 곳이 아산 밖에 없어요.

시민들도 그걸 알고 더 애착을 가져줬으면 해요. 또 주민의 요구와 정부의 요구가 상대적인 요구 마찰을 빚는 부분에서는 정말 결론내리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민주주의 기본원칙인 대화와 타협으로 매사 대화를 통해 객관적으로 합일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질: 아산발전을 위해서 주민의식의 어떤 부분이 해결돼야 아산발전에 거침이 없을 것으로 보십니까?

답: 그건 아주 간단하면서 어려운 문제예요. 시장을 비롯해 공무원 각종 봉사단체 사회단체 시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해요.

그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 통합이라야 진정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거예요. 요즘 각 단체들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거예요. 겉으로는 화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걸 볼 때 안타까워요.

말로는 충절의고장이니 하며 말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자기이익 챙기는데 급급해요. 전체를 위해 개인을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하고 거기에 지도자의 리더십이 가미된다면 발전을 하게 되는 거예요.

질: 그럼 시민들 간의 정신적 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방법론은 없을까요?

답: 그건 시민들에게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 희망을 갖게 해주는 게 최선의 방범이죠. 배방 장재리의 역세권 개발, 선장과 신창의 아파트 단지, 삼성, 인주현대공단 등이 실제로 주민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이해시키는 거예요. 시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시민통합은 가능해요.

질: 우리 지역의 관광문화가 쇠퇴한 게 지역 내 재투자가 부족해서라고 했는데 그럼 재 투자를 위한 계기와 방안을 창출할 수는 없을까요?

답: 그건 스스로 변해야 하는 거예요. 이미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었고 국제적 감각의 수준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지역은 발전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적극적이어야 해요. 지금은 온천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성분도 비슷해요.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세일을 하지 않으면 남보다 나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안목만 가지고는 발전할 수 없어요. 목욕 시설로써도 세계 수준 서비스도 세계수준, 먹거리도 세계수준, 볼거리도 세계수준을 갖춰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가장 시급한 게 주차문제예요.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유인할 수 있는 복합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매뉴얼을 개발해야죠. 예를 들어 목욕탕에 가서 목욕만 하는 게 아니고 샤워하고 진흙마사지 하고 온천욕하고 해수 싸우나하고 이런 종합적인 서비스 개발을 하는 거죠. 남 잘하는 거 지탄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도록 노력해야 해요. 관광을 진흥시키려면 우리입장에서 생각하면 안돼요.

널러오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죠. 현재 관광객이 아산에서 쓰는 돈이 1인 평균 6,700원이예요. 그래서야 어디 수지타산이 맞겠어요? 젊은이들을 포섭할 수 있는 스포츠, 레저 시스템이라든지 4계절 전천후 썰매장 같은 스릴 있는 시설을 유지하고 거기다 온천시설을 곁들이면 발전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질: 지난번 한 간담회 석상에서 말씀하신 메인스트리트, 온양대로에 관한 게획이 주민 반응이 컸었는데요. 설립배경이나 설립 후 효과 등을 얘기해 주시죠.

답: 고속전철 역세권을 개발할 경우엔 80%정도의 땅이 아산땅이예요. 허나 고속전철이 생기면 이 과실금을 천안이 찾아먹을 가능성이 커요. 이 과실금은 당연히 우리 것이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메인스트리트가 필요합니다. 아산은 15년 후 인구 60만 도시로 발전 예상하고 있어요.

이는 현재 천안 인구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교통문제는 시간의 단축에 최대역점이 되야해요. 앞으로 생각하면 100m도 좁아요.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건설한다면 온양출발 3~5분 이내에 장재 역에 도착할 수 있어 고속철도 역세권의 과실금은 우리로 돌아오고 도로 주변부의 발전 가속화는 물론, 우리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98년도 고속전철 개통이전에 완성하지 못하면 우리 땅이면서도 과실금을 천안이 다 가져가게 되요. 그래서 98년 이전에 건설을 해야 합니다. 메인스트리트를 완공할 시 생기는 효과는 상당히 커요.

앞으로 삼성에서 사립학교를 세울 것이고 메인스트리트 주변에 개발효과는 물론 장재 역에서 고속전철을 타면 서울까지 22분이면 도착해요. 주변개발도 몇 곱절 가시화 될 수 있죠. 이것이 장래 아산의 발전을 좌우할거예요.

질: 도로 건설과 관련해 실정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요.

답: 메인스트리트를 건설하려면 790억이 들어요. 그리고 3년 이내에 완공을 해야 하고요. 이는 시 개발차원에서 면 단위지역에 찔끔찔끔 투자하는 것을 억제하고 중점 투자방향으로 나아가야 해요.

중앙에서 지원도 300억쯤 받을 수 있고 대기업을 유치시키면서 개발이익금이 300억 쯤 될거예요. 이만한 재정을 확보가능한데도 도로를 못 만들면 바보예요. 나는 아이디어만 내놓고 도시계획에 반영하는 일만 했지만 후임시장은 꼭 해놓아야 해요. 그리고 현재 땅값이 쌀 때 토지도 매입해 놓아야 하고요.

질: 끝으로 지역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나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답: 현재 실시하려고 하는 지방자치제는 실시 후 나쁜 점이 먼저 나타날 거예요. 역기능이죠. 좋은 점은 서서히 나타나고요. 먼저 상급기관의 요구와 시 자체의 요구가 다르니 상하 급 기관과 싸워야 하는 수직적인 역기능이 나타날 것이고, 역세권이익 등의 개발을 두고 천안과 싸워야 하기위해 치열히 경쟁하는 수평적 역기능 갈들이 나타날 거예요. 그리고 현재시장후보세분의 경쟁의 골도 쉽게 메꿔 지지 않을 거예요. 임기 내 아니 평생을 갈지도 몰라요.

누가 되든 30%의 표를 가지고 당선되는 거잖아요. 나머지 정적인표에 대한내부 갈등도 해결해야하죠. 이건 아주 중요한 것이고, 선거가 끝나면 더 심해질 거예요. 이 내부적 갈등이 통합만이 지방자치제 성공여부를 결정할거예요. 초기에 시민단합이 물론 중요해요. 단합이 실패하면 퇴보하고 기대와 꿈과 희망은 좌절됩니다.

시민들이 앞장서서 협조하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이루어져야 미래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거예요. 저는 이곳을 떠나가도 이곳을 잊지 못할 거예요. 내 고향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온양신문은 시민과 사정의 중간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으면 해요. 시에서 잘못하는 부분은 채찍질을 해줘야 하고 시민들의 오류도 일깨워주어야 해요. 그러면 발전할 수 있는 거예요. 나는 그걸 바라고요. 몸은 떠나도 마음은 언제나 아산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시장님 정말 바쁘신 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멀리 떠나셔도 우리 아산지역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시기 바라며 건강하기 기원합니다. 물론이죠.

온양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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